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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정보

MBTI는 믿을 만한 검사일까?

by 척척 학부생 2022.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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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200만명 정도가 매년 기업체, 대학, 정부 부처에 따라 이 테스트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MBIT 검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죠.

 

하지만 몇가지 이유로 인해 MBTI 검사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기브앤테이크’라는 책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아담 그랜트’는 MBTI 검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특정 상황에서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 테스트가 설명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즉, 직업군마다 요구되는 성공의 요소를 예측하는데 이 검사의 결과는 비효율적이라고 본 것이죠.

 

일면 이해가 안 되긴 하지만, 우리가 어떤 직업을 수행할 때 다양한 성격 특성이 고려되고 한 직종 안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성공을 해내는 사람을 보면 이해가 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계사’라고 한다면 왠지 내향적인 사람이 더 성공하고 행복할 것 같지만, 영업을 많이 해야하는 회계사 입장에서는 외향적인 사람이 그 직업 수행 시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가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테스트는 사람들의 다양하고 복잡한 성격 유형을 16가지의 유형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테스트는 심리학자 ‘칼 융’의 이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융은 사람의 유형이란 ‘엄격하게 분류된 것이 아니라 거칠게 관찰한 특성일 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칼 융은 그의 저서 ‘심리학적 유형’이라는 책에서 먼저 인간이 대략 ‘지각 / 판단’의 두 가지 경향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지각 경향의 사람은 감각과 직관으로, 판단 경향의 사람은 생각과 느낌을 선호하는 사람 유형으로 나누어 총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여기서 이 테스트의 아이디어가 본격화된 것인데, 정작 칼 융은 ‘모든 개인들은 규칙의 예외성을 지니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게다가 칼 융이 나눈 이러한 범주화도 엄격한 실험과 데이터 분석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칼 융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러한 유목화를 설정한 것이었으나, 칼 융이 심리학계에 끼치는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고가 지배적으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비록 자신의 의견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주긴 했지만요.)


하지만 캐서린 브릭스와 그녀의 자녀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융의 아이디어를 적용하여 MBTI 테스트를 개발했으며, 1942년에 이르러 유형을 체계화하고 칼 융이 사용한 아이디어를 살짝 변형시켰습니다. 이를테면 마이어와 브릭스는 사람 성격의 유형에 경영자, 과학자, 이상주의자와 같은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죠.

 

MBTI 테스트의 문제점은 제한된 스펙트럼을 상정한 후에 테스트가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칼 융도 이분법이 사람을 이해하는 편리한 방식임을 인정하면서도, 완전하게 외향적이거나 내향적인 사람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물론 총 16가지의 성향이 나오긴 하지만 ‘내향/외향’,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의 이분법 하에서 이루어지는 결과물이죠.

 

실제 사람들의 성향을 다룬 테이터를 보면 양극단을 보이는 그래프가 아니라, 칼 융이 말한 대로 외향성과 내향성 그 중간에 포함된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게 됩니다.

 

출처: https://www.researchgate.net/

 

현 시대의 기업가, 과학자, 사상가들은 감정이나 이성적인 사고 체계를 따라 결정을 내리기보다 이 두가지를 모두 사용하여 그들의 판단 근거를 사용하는 경향이 더 많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인간 유형의 범주화는 인간 성향의 다양함과 중간의 스펙트럼을 제한하는 단점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게다가 테스트를 실시할 때마다 같은 응시자가 다른 결과물을 얻는 결과도 있기 때문에 신뢰도의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테스트 응시자의 약 절반 가량이 5주 후에 다시 테스트를 했을 경우 다른 결과치를 얻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차라리 이러한 테스트를 성격 유형의 ‘규정’보다 성격의 ‘상태’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TI 검사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테스트 결과가 응시자에게 부정적인 느낌을 안겨주는 결과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사상가, 개척자, 예언자’처럼 사람들에게 만족감과 즐거움을 느끼게 설계된 점이 이 테스트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요소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주를 보고 나서 두려운 예언을 들을까봐 노심초사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결과가 나오더라도 긍정적인 명칭으로 자신의 성향을 해석할 수 있는 명함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이 검사를 통해 긍정적인 기분을 들게 해줄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다른 하나는 점성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항상 등장하는 효과인 ‘포러 효과’입니다. 포러 효과 (Forer Effect)는 자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설득 당하는 것으로 쉽게 설명하면 두루뭉술한 표현, 일반적인 표현으로 자신을 정확하게 설명한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심리학 용어로 영어로는 Barnum effect이다.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포러 효과(Forer effect)라고도 한다. 일반적이고 모호해서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성격 묘사를 특정한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이다. 쉽게 말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상황을 뜻한다. 예를 들어, 점을 보러온 사람에게 점쟁이가 무슨 우환이 있나고 물었을 때, 어떻게 알았지라고 생각이 드는 상황이 있다. 일반적으로 점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우환이 있지만, 받아 들이는 사람은 자기 자신한테만 적용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출처: 나무위키

 


이 테스트를 공식적으로 시행하는 회사는 CPP라고 하는데, 이 시험으로만 한 해 2천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출처: https://www.themyersbriggs.com/en-US/Company/Press/Press/2016/November/CPP-Inc-Acquires-UK-based-OPP)

 

그리고 이 회사의 이사회에는 심리학자가 3명이 있지만, 그 누구도 이 테스트로 본인들의 연구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MBTI의 신뢰도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 결과물로 볼 수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회사들에서는 직원들의 관리 및 교육, 그리고 기존의 교육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이 테스트만큼 좋은 것이 없기에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이미 일반인들에게 광범위하게 인식이 된 테스트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고 거부감이 덜하다는 장점도 한 몫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주도 그렇고, 이러한 성격 유형을 알려주는 테스트도 마찬가지이지만 해석의 결과를 가지고 전부라기 생각하기보다, 나의 약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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