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라섹 수술 2편으로 글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2편은 수술 당일부터 회복기간까지의 일들을 기록해보려 합니다.
수술은 7월 26일 금요일 10시 30분에 진행했습니다. 1편에서 언급했던 신촌의 빛사랑안과를 다시 찾아갔습니다.
병원에 도착하고 나서 수술을 바로 시작할 줄 알았는데, 최종적으로 한 번 더 검안사분의 검안과 원장 선생님의 검진, 실장님의 안내 사항을 듣고 수술실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원장 선생님께서 수술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끝난다고 말씀하셔서 그렇게 긴장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수술실로 들어가고 나니 약간 긴장이 되더라구요. 레이저 장비 밑에는 베드가 있었고, 수술 전에 주의 사항에 적혀 있는 내용 중 기계에서 발광되는 녹색불을 잘 쳐다보라는 이야기를 읽어서 베드에 누운 상태로 녹색 불빛을 찾았지만 없더라구요.
간호사 분들의 안내에 따라 자세를 잡고 손을 가지런히 복부 위에 올린 채, 이제부터 말을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다리다 보니 수술실로 원장 선생님께서 들어오셨습니다. 간호사분이 다시 제 신원을 확인해주시고 원장 선생님 집도하게 기계가 작동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마취 안약을 투여해주시고, 개안기를 장착해주셔서 눈이 감기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왼쪽 눈부터 수술이 시작 되었습니다. 안내 사항에 나타난 대로 기계에서 녹색 불빛이 나오고 있었고, 녹색 불빛을 최대한 잘 쳐다보려고 했습니다. 붉은 색 레이저가 조사되는 것 같았고, 그 이후에 살 타는 냄새가 코로 느껴지더군요. 통증은 사실 잘 느끼지 못 했지만, 뭔가 불쾌한 느낌이 들었고 저는 나름대로 녹색 불빛을 잘 쳐다보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계속 옆에서 불빛을 잘 쳐다보라고 말씀을 하셔서 뭔가 내가 잘못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눈이 시린 느낌이 들고, 눈을 감고 싶고 고개를 돌리고 싶은 욕구가 계속 들었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끝까지 잘 불빛을 쳐다보려고 했습니다. 간신히 왼쪽 눈 수술이 끝나고 최종적으로 원장 선생님께서 눈에 무슨 액체를 뿌려주신 후에 렌즈를 덮어주셨습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오른쪽 안구. 수술 시간은 짧았다고 생각하는데, 뭔가 이 한 쪽을 더 해야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래도 절반이 남았다는 생각에 꾹 참고 열심히 녹색 불빛을 봐야지 하고 참아내고 결국 오른쪽도 끝이 났습니다.
수술이 끝난 후에 간호사 분들이 이제 베드에서 나와도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혹시 어지럽지 않냐고 말씀하시길래 괜찮다고 하고 뚜벅뚜벅 걸어서 항생제 주사를 맞으러 갔습니다. 저는 수술 끝나고 나서 눈을 아예 뜨지 못할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눈은 떠지더라구요. 시력은 당연히 회복된 건 아니었지만, 중증도 난시였던 제 시야 기억을 되살려보면 난시는 확실히 잡힌 느낌이 들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원장 선생님께서 현미경으로 눈을 검안해주시고 수술이 잘 되었다고 말씀하신 후에 인포에서 인공 눈물 등을 처방 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원래는 택시를 타고 귀가를 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지 않아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털래털래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고통의 시작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무통 라섹이라고 해서 저는 통증이 하나도 없을 줄 알았는데, 역시 나이 들어서 수술을 해서 그런가 눈이 시리고 눈물이 계속 나면서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증상이 발현이 되더라구요. 한 5-6년 전에 라섹 수술을 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 말로는 당시 병원에서 3일 동안은 눈을 뜨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병원에서 따로 그런 이야기가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간신히 눈을 떠서 밥을 먹거나 생활을 하긴 했지만, 모니터 불빛이나 태양광 등 빛이 눈으로 들어올 때 견디기가 힘들어 자연스럽게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첫날 잠을 자려고 하는데 눈이 너무 시리고 아파서 도무지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병원에서 챙겨준 안구 냉찜질기로 냉찜질도 해주고, 진통제도 먹었지만 눈이 아픈 건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수술하고 첫날부터 바로 '수술한 걸 후회한다'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하루의 대다수를 눈을 감고 유튜브를 틀어 놓으며 라디오 듣듯이 시간을 보내기 3일 정도가 흐른 일요일 저녁부터 뭔가 '통증이 없다'는 느낌이 들고 눈을 뜨고 사물을 보기가 편해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모니터를 본다든가 시야가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회복이 되고 있다는 게 체감이 되더라구요.
수술 4일차인 월요일부터는 정말 눈을 뜨고 있어도 시야만 좀 흐리게 보일 뿐, 눈이 아프다거나 이런 증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화요일인 오늘은 모니터를 보면서 이렇게 글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되었습니다. 라섹을 한 친구 말로는 라섹 수술 직후 바로 시야가 선명하게 보이는 게 아니라, 서서히 회복이 되면서 좋아진다고 그러더라구요.
선글라스를 쓰고 밖으로 나가면 야간에는 확실히 빛번짐이 느껴졌습니다. 수술 전부터 제가 동공 크기가 크다는 이야기를 여러 병원에서 들었기 때문에 빛번짐은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안구 건조에 대한 부분이 제일 많이 걱정이 되었는데, 생각보다 수술 전후를 비교해봤을 때 건조가 심하게 느껴지지는 않더라구요. 제 습관이 눈을 자주 깜빡이기 때문에 그런 듯도 하고, 건조가 심해지기 전에 인공 눈물을 자주 투여해줘서 건조가 잘 느껴지지 않는 듯합니다.
여튼 4일 차에 접어들면서 느끼는 건, 멀리 있는 사물들이나 가까이 있는 작은 글씨는 아직 흐리게 보이고 선명하게 보이지 않지만 일단 난시로 인해 사물이 여러개로 보이는 증상은 거의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적당한 거리의 적당한 크기의 글씨와 사물들은 마치 안경을 쓴 것처럼 선명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안경 없는 삶을 살게 되는 게 참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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